
패션 사진은 단순한 의상 기록이 아니라 시대정신과 문화의 반영이며, 사진 예술의 한 장르로도 자리 잡았다. 그 역사는 복식 사진의 기능을 넘어서 미학적 실험과 사회적 상징을 담는 매체로 진화해온 과정이기도 하다. 초기 패션 사진은 귀족이나 상류층 여성이 입은 드레스를 기록하는 데 그쳤으며, 사진가들은 회화적 구도와 포즈를 차용해 인물의 정적이고 품위 있는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주력했다. 20세기 초에 들어서면서 잡지의 등장은 패션 사진의 대중화와 예술화를 동시에 촉진했다. 그중에서도 에드워드 스테이첸은 1911년 프랑스 패션을 촬영해 《Art et Décoration》에 실었고, 이는 최초의 예술적 패션 사진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조명, 포즈, 배경을 창의적으로 연출함으로써 복식의 정보 전달을 넘어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