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발명 초기부터 현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할 수 있는 객관적인 도구로 인식되었지만, 실제로는 특정한 시선과 의도를 담아낼 수 있는 강력한 정치적 수단이기도 하다. 특히 사진이 대중에게 확산되기 쉬운 매체라는 점에서, 정권과 이데올로기는 사진을 선전 도구로 적극 활용해왔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권력을 정당화하고, 민중의 감정을 유도하며, 역사적 기억을 구성하는 데 관여하는 매체다.19세기 후반, 제국주의가 확산되던 시기부터 사진은 이미 정치적 목적을 띠기 시작했다. 유럽 열강은 식민지를 촬영한 사진을 문명화의 증거로 삼았으며, 식민지 주민을 ‘타자화’하고 열등한 존재로 표현함으로써 지배를 정당화했다. 이러한 사진은 과학적 탐사나 민족지 기록의 형식을 띠었지만, 실제로는 식민지 정복의 명분을 시각..